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
2005년/초판/김영사

나는 남자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 산다는 건 알게 모르게 수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참 전에 '여성상위'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런 말이 유행한다는 것은 거꾸로 이 사회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으로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도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여성만의 세심함과 부드러움으로 보다 훌륭하게 수행해낼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심지어는 남성만의 것으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남성 뺨치는 여성도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정황과는 관계없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성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는 일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젯거리이고 단행본으로까지 묶여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택금 씨는 대한항공에서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국내 최초로 임원의 자리에까지 오른 여성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이 남다른 여성이 자신이 어떻게 이런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그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녀는 이런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수많은 애환과 곡절을 겪었다. 그녀는 시종일관 철저한 프로페셔널 직업인으로 일하다보니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여성으로서 남성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인정받기 위하여 애쓴 결과로 보인다. 여성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그녀의 말들도 이런 여성으로서의 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가 해왔을 모든 노력들이 행간에서 읽혀지는 듯했다. 게다가 그녀는 요즘 젊은 세대라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당당하게 이용했을 섹스어필 등에 대해서도 청교도적인 엄격한 도덕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오로지 일을 잘하는 능력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되풀이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3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제 남부럽지 않은 처지가 되었다. 나는 입장을 바꾸어 그녀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거꾸로 그녀가 거둔 성공만큼이나 그녀가 겪었을 애환이 무척이나 짠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오랫동안 애써 이룩한 성공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 성공을 거두기 위해 흘려야 했을 땀과 눈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나는 남자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 인간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쉽게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 속성을 가졌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나서 나는 남녀평등의 문제에서 내가 좀더 공평무사한 인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작은 것부터 구체적으로.
by 다오얀 | 2006/01/21 16:56 |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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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포비 at 2006/01/23 14:03
그래 이제부터 반찬을 만들게.
Commented by 다오얀 at 2006/01/23 15:47
반찬은 좀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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